갑작스럽게 큰돈이 필요할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내 통장에 남아 있는 잔고보다 ‘회사에 쌓여 있는 퇴직금’일지도 모릅니다. 아직 퇴직은 하지 않았지만 그 금액만큼은 어찌 보면 내 자산이니까요.
그래서 많은 직장인들이 한번쯤은 “퇴직금을 담보로 사내 대출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떠올려 보셨을 텐데요.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오늘 자세히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퇴직금 담보 대출은 법적으로 매우 제한적입니다
2022년 개정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르면, 퇴직금이나 퇴직연금은 원칙적으로 담보 제공, 압류, 양도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는 근로자의 노후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제도이기 때문에, 아무리 근로자의 동의가 있다고 해도 회사가 퇴직금에서 대출금을 마음대로 공제하는 것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법 제8조에는 퇴직금 수급권은 양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으며, 회사도 이를 강제로 회수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퇴직금을 담보로 잡고 사내대출을 운용하는 구조는 법의 보호 울타리를 넘는 셈이죠.
예외는 있지만 ‘매우 한정적’입니다
다만, 퇴직연금에 한해 일부 예외는 존재합니다. 대통령령으로 정한 특별한 사유, 예를 들어
- 무주택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의료비가 발생한 경우
이런 경우에는 퇴직연금의 일부를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제한적 허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퇴직연금 운용기관을 통해 진행되어야 하며, 사내 대출과는 별개의 절차입니다. 회사 자체적으로 퇴직금을 담보로 사내 대출을 운용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리스크가 크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도 흔치 않습니다.
회사는 대출 회수를 어떻게 할까?
그렇다면 회사 입장에서 사내대출금은 어떻게 회수할 수 있을까요?
- 급여 공제 방식
근로자 동의를 받아 월급에서 일정 금액을 분할 공제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이 방식도 급여 총액 대비 일정 비율을 넘을 수 없고, 공제 근거 계약서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 퇴직 전 마지막 급여에서 일부 상계
퇴직 시점에 남은 대출금 일부를 월급에서 차감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퇴직금 자체에서 직접 공제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 별도 상계 계약서 및 소송 절차
대출 계약 당시 상계 조항이 명확히 포함되어 있거나, 공증 절차가 병행되었다면 퇴직 후 미상환금에 대해 법적으로 회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증이 없을 경우 소송까지 가는 사례도 종종 존재합니다.
현실적인 대안: SGI 보증보험 활용
퇴직금 담보 대출이 법적으로 제한되다 보니, 실제 사내 대출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보증보험 가입을 기본으로 합니다. 특히 SGI 서울보증보험과 같은 기관을 통해 근로자 명의의 보증보험을 가입하게 하고, 대출 원리금을 보험금으로 회수할 수 있도록 구조화합니다.
이 방식은 회사의 회수 리스크를 줄이고, 근로자의 권리도 보호할 수 있어 가장 보편적인 대안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일부 기업은 신용등급 평가와 서면 보증인을 함께 요구하기도 하며, 공증을 병행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필요한 경우라면?
퇴직금을 직접 담보로 대출을 받는 건 어렵지만, 퇴직연금 중도 인출을 활용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연금 규정에 따라 가능 여부가 달라지므로, 해당 연금운용기관(예: 삼성생명, KB국민은행 등)이나 HR팀에 정확히 문의하셔야 합니다.
또한 정부 지원 서민금융 상품(예: 햇살론, 근로자햇살론) 중 일부는 퇴직금을 보유한 직장인을 위한 조건이 포함된 경우도 있으니 함께 검토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하며
“퇴직금을 담보로 사내 대출 가능할까?”라는 질문은 결국 법과 실무의 간극을 명확히 이해해야 하는 주제입니다. 퇴직금은 쉽게 말해 ‘미래의 나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이기 때문에, 제도적으로도 보호받고 있는 것이죠.
실제로 퇴직금 자체를 담보로 제공하는 구조는 이제 법적으로도 거의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보증보험, 공증 계약서, 신용평가 기반으로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이 현재로선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이런 정보를 미리 알고 계시면, 만약 사내대출이나 급전 상황이 생겼을 때 불필요한 오해나 불법 계약을 피할 수 있습니다.
관련 제도나 법령은 지속적으로 바뀔 수 있으니, 최신 고용노동부 자료나 퇴직연금운용기관의 해석도 함께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